소중한 인연 – 사랑밭새벽편지에서…

세상은 혼자 살아가는게 아니다. 언제 어떻게 만난 인연이 다음에 어떻게 내 앞에 나타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.

어떤 사람과 한번 만난다는 것은 확률로 따지면 아마 어마 어마 할 것 이다. 전 세계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한번도 마주치지 못하고, 얼굴 한번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셀수도 없이 많다.

우연히라도 알게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, 개인의 삶에서도 꼭 필요하고 회사 생활에서도 우선순위를 높게 두어도 괜찮을 것 같다.

"소중한 인연"이라는 제목으로 사랑밭새벽편지에서 온 글과 같이 그 인연이 내 평생의 반려자가 되기도 한다. ^^

소중한 인연

군대를 막 전역하고 지방의 중소기업에
취직했을 때의 일입니다.

원래 고향은 서울이었는데 지방으로 혼자 내려오니
친구도 없고 많이 외롭더군요.
그래서였는지 고시원 뒷골목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는
버려진 개에게 정을 주게 되었습니다.

퇴근할 때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하나 사서
던져주는 것이 고작이었지만,
내가 퇴근할 때마다 내 발소리를 알아듣고 반겨주는데
저에게는 유일한 친구였습니다.

어느덧 저는 개에게 '명식' 이라는
이름까지 붙여 주었습니다.

어느 날 여느 때처럼 편의점
아르바이트 아가씨에게 삼각김밥을 받아들고
퇴근하는데 눈길에 미끄러지는 트럭에
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.

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
저는 일주일을 입원하고 있어야 했습니다.

하필 입원한 날부터 눈이 왜 그리도 많이 쏟아지는지...
일주일 내내 고시원의 명식이가 걱정되어 참 애가 탔습니다.
퇴원하는 날, 가장 먼저 명식이를 찾아갔습니다.

나이 먹은 개가 혹시 얼어 죽지는 않았나
걱정했는데 웬걸, 눈이 잘 들이치지 않는 후미진 곳의
헌 박스 속에서 담요를 덮은 채 잘 자고
있는 것이 아닙니까?

도대체 어찌 된 영문인가 싶어 얼떨떨해하는데
누군가 삼각김밥을 들고 명식과 내가 있는
뒷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.

가끔 인사나 나누던 편의점 아르바이트 아가씨가
제가 입원해 있는 동안 명식이를 돌봐 주고
있었던 것입니다.

몇 년 후 명식이는 나이가 많아 세상을 떠났습니다.
늙어 죽었지만 그동안의 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면서
편의점 아가씨와 저는 참 많이 울었습니다.

그리고 지금 그 아가씨는 6살과 4살 된
제 아들과 딸의, 엄마입니다.

- 이정준 (새벽편지가족) 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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